안녕하세요. 평택 용이동 서울하이치과의 양현호 원장입니다.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의 첫마디가 이렇습니다. “잇몸이 자꾸 부어요. 칫솔질하면 핏물이 번지고요. 며칠 지나면 가라앉는 줄 알았는데 다음 주에 또 부어 있어요.” 이 상태가 치은염인지 치주염인지에 따라 치료의 방향과 회복의 가능성이 갈립니다. 통증이 없어서 안심해도 되는 단계가 따로 있고, 통증이 없어서 더 위험한 단계가 따로 있습니다.
치은염과 치주염, 같은 병의 다른 이름이 아닙니다

치은염과 치주염은 같은 병의 다른 이름이 아닙니다. 두 단계는 손상이 어디까지 내려갔느냐로 갈립니다. 치은염은 염증이 잇몸 연조직에만 머무른 상태입니다. 원인을 제거하면 완전히 되돌릴 수 있습니다. 치주염은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내려간 상태입니다. 한 번 녹아내린 뼈는 저절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진행 경로 자체는 단순합니다. 치아 표면에 세균성 플라크가 쌓입니다. 잇몸이 그 자극에 반응해 부어오릅니다. 여기까지가 치은염입니다. 플라크가 굳어 치석이 되고,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치주낭이 깊어집니다. 이때부터는 칫솔모가 닿지 않습니다. 양치질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영역에 세균 서식지가 생기는 것이고, 본격적인 치주염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양치만 열심히 하면 낫는다”는 믿음은 치은염까지만 통합니다. 치주염 단계로 들어가면 치석을 직접 떼어내는 처치가 먼저 와야 합니다. 칫솔질은 그 다음의 일입니다. 순서를 거꾸로 잡으시면 시간만 흐르는 동안 뼈는 계속 줄어듭니다.
치주염의 중증도는 학회에서 골 소실 비율과 치주낭 깊이를 기준으로 네 개의 단계로 구분합니다. 환자분이 알아두실 점은 한 가지입니다. “치주염이 있다”가 끝이 아니라 “어느 단계의 치주염이냐”가 치료 계획을 정합니다. 같은 진단명이라도 처치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지, 단계별로 풀어드립니다

잇몸치료의 단계는 잇몸 상태에 맞춰 결정됩니다. 가벼운 단계에서 무거운 단계까지 처치가 이어지고, 대부분의 과정에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첫 단계는 스케일링입니다. 잇몸 위쪽에 붙은 치석과 플라크를 제거하는 처치이고, 만 19세 이상이라면 연 1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됩니다. 마취는 대개 필요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치근활택술, 줄여서 SRP입니다. 잇몸 아래 치근 표면에 붙은 치석과 세균이 만든 내독소를 긁어내고 치근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처치입니다. 국소마취 후 진행합니다. 치주낭이 4mm 이상으로 측정되면 급여가 적용됩니다. 두 시술은 이름이 비슷해도 제거 범위, 마취 여부, 보험 기준이 모두 다릅니다. “스케일링 받았는데 왜 또?”라는 질문이 진료실에서 반복되는 이유는, 두 처치를 같은 시술로 오해하시기 때문입니다.
치근활택술 이후 4~6주 뒤 재평가를 잡습니다. 치주낭 깊이를 다시 재서 호전 여부를 확인합니다. 5mm 이상 깊이가 남아 있으면 다음 단계인 치주 수술, 학술 용어로 치은박리소파술이 검토 대상이 됩니다. 잇몸을 살짝 절개하고 박리해서, 치근면과 골 결손 부위를 직접 시야로 보면서 처치합니다. 깊은 곳까지 손이 정확히 닿는다는 점이 비수술 처치와 갈리는 결정적 지점입니다.
경증에서 중등도 치주염은 초기 치료 완료까지 2~4회 방문, 1~3개월이 보통입니다. 중증으로 수술이 포함되면 3~6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한 번 방문으로 끝내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습니다. 입안 전체를 한 번에 처치하면 환자분 본인의 출혈 부담과 불편이 큽니다. 건강보험 규정상 치근활택술은 분할 시행이 기본이기도 합니다. 분할은 일정 늘리기가 아니라 환자분 보호의 절차로 정해진 것입니다.
레이저 보조 치료가 기존 처치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은 아직 학회 차원에서 확립된 결론은 아닙니다. 일부 보조 효과의 근거는 보고되어 있지만, 단독으로 SRP를 대체한다는 결론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레이저 잇몸치료”를 첫 선택지로 권유받으셨다면, 기존 처치와의 비용 차이와 근거 수준을 함께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왜 여러 번 나눠서 하나요?” —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분할 치료가 표준이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건강보험 규정상 치근활택술은 1/4악, 즉 입안을 사분면으로 나눠 한 사분면씩 처치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둘째, 환자분의 출혈과 불편을 한 번에 몰지 않기 위함입니다. 평일에 시간을 빼기 어려운 분에게는 분할 일정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그래도 이 분할은 의료적 합리성에 근거한 표준 프로토콜이지, 내원 횟수를 늘리려는 장치가 아닙니다.
시술 직후 가장 흔히 듣는 호소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이가 더 시리다는 것, 또 하나는 잇몸 선이 달라져 이가 길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둘 다 치료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정상 경과의 일부에 해당합니다. 치석이 덮고 있던 치근이 드러나면서 찬 음식과 바람에 일시적으로 예민해집니다. 보통 수 주 안에 가라앉습니다. 잇몸 선이 변한 것은 부었던 잇몸이 정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지, 잇몸이 녹은 결과가 아닙니다.
마취에 대한 오해도 흔합니다. 치근활택술은 국소마취 후 진행이 표준입니다. 마취 없이 통증을 견뎌야 한다고 미리 짐작하시고 치료를 미루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처음 잇몸치료를 권유받으셨다면, 마취가 들어가는지 먼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통증의 실제 정도보다, 통증에 대한 예측이 결정을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술 후 시린 증상으로 다른 치과를 전전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과 관찰이 필요한 정상 반응을 치료 실패로 오인한 결과입니다. 단, 시린 정도가 점점 심해지거나 한 달 이상 호전 없이 지속된다면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정상 경과의 범위 안에 있는지, 벗어났는지는 처치를 진행한 치과에서 다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비용과 일정, 실제 부담은 어느 수준인지

잇몸치료의 비용 구조는 미용 시술과 결이 다릅니다. 거의 모든 단계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의원급 본인부담금 기준으로 스케일링이 약 1~2만 원, 치근활택술이 1/4악당 약 1만~2.2만 원, 치주소파술이 부위당 약 1.7만~3.6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계를 모두 거치는 경우 합산 본인부담금은 8만~20만 원 범위 안에서 형성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중증 치주염으로 치주 수술까지 진행되면 20만~40만 원 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술식의 복잡도와 처치한 치아 수에 따라 폭이 있으니, 단일 가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까지가 급여 항목 안의 이야기입니다. 비급여가 끼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레이저 장비 사용료를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 골이식이나 조직재생술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비용이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잇몸치료 한 번에 얼마”라는 단일 가격 답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진단명이어도 처치 구성에 따라 총비용이 10배 가까이 차이나기도 합니다. 첫 상담에서 급여와 비급여를 구분해 견적을 요청하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건강보험과 실비보험의 관계를 혼동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건강보험은 본인부담률을 줄여주는 제도, 실비보험은 본인이 낸 본인부담금을 돌려받는 제도입니다. 두 가지는 같이 작동합니다. 건강보험 급여로 청구된 잇몸치료의 본인부담금은 가입하신 실비보험 약관 범위 안에서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치과는 실비가 안 된다”는 말은 사실과 다릅니다.
같은 치과 진료의 다른 끝에는 임플란트가 있습니다. 임플란트 1개당 자가부담은 보통 100만 원에서 180만 원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잇몸치료는 그 임플란트로 가기 전에 자연치아를 살리는 단계에 해당합니다. 부담의 규모 차이가 분명합니다.
치주염이 입안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

치주 건강은 구강 안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근거가 단단한 연관은 당뇨입니다. 치주 치료에 성공한 환자에서 혈당 조절 지표가 개선되었다는 결과가 여러 메타분석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반대 방향도 보고됩니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 환자에서는 치주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고 재발 위험도 높게 나옵니다. 두 질환이 서로의 위험 인자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심혈관계 질환과 호흡기 질환에서도 치주염과의 연관 보고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다만 인과관계의 입증은 아직 진행 중인 연구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잇몸치료를 받으면 심장병이 예방된다”는 식의 단정은 현재 학술적 근거를 넘어선 주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흡연은 치주 치료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인자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치유가 느려지고 재발이 잦은 경향이 있습니다. 진료 계획에 금연 권고가 포함되는 이유입니다. 권고는 환자분을 책망하기 위함이 아니라, 치료의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임상적 판단입니다.
치주염의 가장 까다로운 특성은 통증이 늦게 온다는 점입니다. 진단을 받는 시점에는 골 소실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더 일찍 올걸”이라는 후회가 반복되는 이유 역시 이 무통 진행이라는 질환 고유의 성격에서 나옵니다.
치료 후에도 이어지는 관리, 유지치료 이야기

잇몸치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환자분들께 말씀드립니다. 학술 용어로 supportive periodontal therapy, 줄여서 SPT라고 부르는 유지치료가 본격적인 장기 관리의 골격입니다. 주기는 보통 3~6개월 간격, 상태에 따라 최대 12개월까지로 잡습니다. 정기 방문에서 잔존 치석을 제거하고 치주낭 깊이를 다시 측정합니다. 작은 변화를 일찍 잡으면 큰 처치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잇몸치료 받으면 다 끝”이라고 기대하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치주염은 완치 개념보다 진행 억제와 장기 관리 개념으로 보는 편이 실제 임상과 가깝습니다. 한 번 회복된 환경을 유지하는 일이 길게 보면 자연치아 보존의 핵심으로 작동합니다. 유지 관리를 성실히 한 환자에서 장기 치아 생존율이 더 높게 보고되어 왔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자연치아 보존이 잇몸치료의 첫 목적입니다. 초기에서 중등도 치주염의 흔들리는 치아도 치료 후 안정되는 사례가 보고됩니다. 단, 골 소실이 광범위하고 씹기 기능 자체가 무너진 최중증 단계, 학술 용어로 Stage IV의 치아는 발치 후 임플란트가 더 합리적인 결정이 되기도 합니다. 자연치아 보존이 원칙이라는 말은 어떤 치아든 무조건 살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살릴 수 있는 단계에서 살린다는 뜻입니다. 그 단계를 놓치시기 전에 한 번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